한국정부 대외정책 방향…누가 되든 기본 철학부터 수립해야<br />
한국,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을 모두 지켜야 해<br />
트럼프 져도 '트럼프 현상'은 남아…후자에 주목해야

국립외교원, 美 대선 국내 영향 분석…"클린턴 당선 가능성 높아" '트럼프 현상'도 무시 못해

편집국 | news@thesegye.com | 입력 2016-08-05 17:28: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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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포커스뉴스) 오는 11월 실시되는 미국 대선을 앞두고 미국민의 선택이 한국 대외정책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논하기 위해 국내 미국 정계 전문가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국립외교원 외교안보연구소는 5일 서울 서초구 양재동의 국립외교원에서 '2016 미국민의 선택,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었다.

이날 토론은 정부 측에서 미 대선 결과에 따른 국내 영향을 논하기 위해 마련된 첫 자리다. 도널드 트럼프 공화당 대선후보와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대선후보의 당선가능성을 점치고 이들의 대외정책을 비교해 한국정부의 대응 방향에 대해 논했다.

토론회 사회는 윤덕민 국립외교원장이 맡았다. 주미대사와 주유엔대사를 역임한 최영진 연세대 특임교수, 이명박·박근혜 정부에서 국제 안보 정책 구상을 맡았던 이정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가 토론자로 참석했다.


◆ 트럼프 당선 가능성 낮으나 '민심 분노' 무시 못해

힐러리 클린턴 민주당 후보의 당선 가능성에 좀더 무게가 실렸다. 민정훈 국립외교원 교수는 "현재 대선 판도는 힐러리 클린턴 후보에 유리한 상황이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두 번째 임기 마지막 해인데도 지지율이 54%에 육박하고 경제상황도 회복되는 추세다. 이는 분명 힐러리 클린턴에게 좀더 유리한 선거구도를 만들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정민 연세대 교수는 "힐러리 클린턴이 이길 것이라고 100퍼센트 확신한다"고 분석에 자신감을 드러냈다. 이 교수는 "클린턴은 역대 미국 대선후보 중에서도 단연 가장 준비된 대통령 후보다. 퍼스트 레이디, 국무장관 등 정계에서 주요 위치에 있어 왔고 모든 정책에 있어 매우 박학다식한 편이다"라고 평가했다.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은 그다지 높지 않다는 게 중론이었다. 전문가들은 트럼프의 그동안의 막말 논란을 거론하며 "그는 스스로 그의 지지율을 갉아먹고 있다"고 공통적으로 평가했다.

미국 대선이 기존 정치권 및 체제에 대한 불신을 초래한 2008년 금융위기 이후 치러진다는 점을 고려할 때 선거 결과는 끝까지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최영진 연세대 특임교수는 "이번 선거에서는 기존 체제에 대한 민심 분노가 반영됐다. 민심 분노가 계속 자극돼 한계치에 도달하게 되면 기존 정치권과 꾸준히 차별화하려고 노력했던 트럼프 후보의 당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조심스레 분석을 내놨다.


◆ '팍스아메리카나' vs '신 고립주의'…美 손실 최소화엔 '공감대'

차기 미국 대선 주자들의 대외 정책의 핵심은 국제사회에서 미국의 '고립' 유무다. 힐러리 클린턴 후보는 '팍스아메리카나(Pax Americana·미국 주도의 세계평화)'를 주장하며 전세계에서 미국의 리더십을 좀더 공고히 하는 것에 방점을 두고 있다.

트럼프 후보도 미국의 리더십 강화를 주장하고 있다. 하지만 미국의 국내 문제에 좀더 무게를 두고 있다. 이른바 '신고립주의'다.

민정훈 교수는 "트럼프는 미국이 그동안 세계경찰국가 지위를 유지하기 위해 투자했던 것을 미국 내의 경제, 지역문제 해결에 좀더 집중할 것이다. 이런 측면에서 경제, 안보 정책에 있어서 기존 체제를 바꾸려 들 것이다"라고 설명했다.

실제 트럼프는 그동안 공개적으로 미 동맹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높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민 교수는 "트럼프는 한국에 대해서도 방위비 분담금을 100퍼센트까지 내지 않으면 주한미군 철수 가능성을 언급했다. 또 한국과 일본이 스스로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도 용인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경제정책은 '보호무역주의'로 요약된다. 트럼프는 미국에 피해가 된다면 한미 FTA를 포함해 대외 경제조약 전반을 재검토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트럼프는 "한미 FTA 이후 미국의 무역적자가 2배로 증가하고 일자리 10만개가 상실됐다"고 주장해왔다.

힐러리 클린턴은 안보에 있어 트럼프와 차이가 있다. 동맹국과의 관계를 중요하게 생각한다. 반면 경제에 있어서는 미국이 손해봐선 안된다는 입장에 궤를 함께하고 있다.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는 힐러리 클린턴 집권 시에도 경제문제에 있어 한국에 압박이 올 수 있다고 시사했다. 김 차관보는 "힐러리 클린턴이 오바마 행정부에서 맺은 통상 조약들을 재검토하겠다고 언급하며 유권자 의견을 반영하겠다는 여지를 남겼다.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은 반대하고 한미 FTA에서도 유보적 입장을 표했다"고 말했다.


◆ 美 대통령 누가 되든…대외 정책 철학·비전부터 수립해야

전문가들은 미 대선 결과가 한국의 대외 정책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무엇보다 미 대선 이후 대외 정책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외교 철학과 비전을 먼저 수립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최영진 교수는 "우리 외교 정책에 있어 중요한 것은 한미동맹과 한중협력을 모두 지켜야 하는 것이다. 본질은 이 두 가지를 지키기 위해 누가 미국 대통령이 되든 우리 스스로 비전과 전략을 가지고 정책을 수립해야 하는 것이다"이라고 말했다.

이어 "사람이 바뀔 때마다 정책이 바뀌면 우왕좌왕 할 수밖에 없게 된다. 외교 정책에 있어서 우리만의 철학과 비전을 수립해 움직여야 한다"고 밝혔다.

이번 미국 대선을 계기로 향후 우리 정부의 외교 정책의 향방을 고민해봐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민정훈 교수는 "미 대선에서 중요한 것 가운데 하나가 '트럼프 현상'이다. 트럼프는 이번 대선에서 지면 정치판에서 사라질지 모르나, 트럼프 현상은 다르다. 기존 체제에 대한 반감과 분노를 드러낸 것이 트럼프 현상이다. 이것이 보호무역주의와 신고립주의라는 정책 원리로 연결됐다"고 분석했다.

이어 "이런 현상을 유의미하게 보고 앞으로 우리는 어떻게 대비해 나갈지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5일 오후 서울 서초구 양재동 국립외교원에서 '2016 미국민의 선택, 우리는 어떻게 대응해야 하나'라는 주제로 토론회가 열렸다. 윤덕민 국립외교원장, 최영진 연세대 특임교수, 이정민 연세대 국제대학원 교수, 김형진 외교부 차관보(왼쪽부터). 박지선 기자(샬럿/미국=게티/포커스뉴스) 힐러리 클린턴 미국 민주당 대선후보. ⓒ게티이미지/이매진스 (피닉스/미국=게티/포커스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 ⓒ게티이미지/이매진스 (필라델피아/미국=게티/포커스뉴스) 민주당 전당대회가 열리는 필라델피아 웰스 파르고 센터.2016.07.25 ⓒ게티이미지/이매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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