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규상 칼럼> 헌법개정 ⑩인권(6)

조원익 기자 | news@thesegye.com | 입력 2020-02-17 17:38: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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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규상 박사(재정경영연구원장)  

요즘 우리는 영화 '기생충'의 오스카상 수상에 열광한다. 101년 한국 영화의 쾌거라든가, 사상 최초라든가. 아무튼 한국인으로서 대단히 자랑스럽다. 그런데 이 수상은 표현의 자유가 낳은 최고의 선물이란 점을 간과하기 쉽다. 군사정권의 엄혹한 시절에는 절대로 나올 수 없는 일이다. 1987년 자유민주주의 현행 헌법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그럼 표현의 자유란 무엇인가? 우리 헌법에서는 정확히 “표현의 자유”를 보장한다는 말은 없다. 단지 헌법 21조(모든 국민은 언론·출판의 자유와 집회·결사의 자유를 가진다.)에서 유추해서 이를 보장한다고 한다. 그러므로 표현의 자유에 관한 판결이나 학설은 어려운 논리로 복잡하고 난해하게 설명한다. “표현의 자유”가 과연 뭘까?


 간단히 말하면 정신적 자유다. 재산권 보장 등의 경제적 자유, 선거권 보장 등의 정치적 자유, 노동권 보장 등의 사회적 자유 등과 구별된다. 표현의 자유가 정신적 자유란 점이 중요하다.


 정신적 자유에는 양심의 자유(헌법 19조)가 있다. 양심의 자유란 사람이 마음으로 생각하는 자유다. 이런 양심이 겉으로 말이나 글 또는 행동에서 나타날 때 비로소 표현의 자유가 구현된다.


 바꾸어 말하면 표현의 자유는 먼저 개인이 자유롭게 양심에 따라 표현활동을 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기본 가치다. 따라서 표현의 자유는 개인의 권리다. 즉, 개인이 “자기표현의 가치”를 실현하도록 보장하는 것이 그 목적이다.


 하지만, 표현의 자유는 개인의 권리를 보장하는 것에 국한하지 않는다. 사람은 사회생활에서 정보의 자유로운 흐름에 참여함으로써 다양한 정보를 입수한다. 그 정보를 바탕으로 자기의 정치적 의사를 형성해 간다.

 
 한편, 신문, 방송, 인터넷, SNS 등의 뉴스를 통제하고 일부러 편향적으로 조작하거나 차단한다면, 개인은 스스로 정치적 판단의 수단을 잃게 된다. 그 결과 개인은 통제된 정치적 의사만을 가질 수밖에 없는 현실이 된다.


 이렇게 표현의 자유 보장이 개인의 정치적 의사 형성에 결정적 영향을 미친다. 이런 의미에서 표현의 자유는 개인이 “자기통치의 가치”를 실현하는 것도 함께한다.


 최근 “민주당 빼고 투표하자”라는 칼럼니스트에 대한 고소 사건은 무지의 극치다. 고소를 취하했다는데 당연히 비판받을 만하다. “자기통치의 가치” 실현을 위해 정치적 행동을 표현했다고 정치가 사법부에 고소한 행태는 표현의 자유를 몰라도 너무나 모른 민낯을 드러냈다.

 
 양심의 자유에 따라 표현한 저작물을 통해 개인의 정치적 의사가 형성된다. 그 개인의 정치적 의사가 선거에서 투표로서 표현된다. 이것은 자유민주주의 정치가 구현되는 하나의 프로세스다. 마치 핏줄을 통해 피가 흐르는 것과 같다. 이 혈맥을 소위 국가나 특정 정치집단이 막으려 한다면 민주주의는 사망한다. 이렇게 무지의 간여가 계속된다면 앞으로 오스카상과 같은 기쁨은 더 없을 것이다.


 표현의 자유는 “국가로부터 자유”를 본질로 하는 중요한 정신적 자유다. 가령 경제적 자유에 대한 규제는 언제든지 수정할 수 있다. 국민적 손실도 한정된다. 그러나 표현의 자유와 같은 정신적 국가 제재는 사회에서 다양한 의견이 축소되고 아이디어도 제한된다. 반대의견도 표명이 곤란하게 된다. 이런 상황에서 정치권력은 마음대로 표현의 자유를 억압하는 정책이나 입법이 가능하다. 이에 대한 폐해를 제거하기 위해서는 나중에 엄청난 국력 소모가 예상된다.


 그 밖에도 표현의 자유는 범죄의 선동적 표현, 성적 표현, 명예훼손 표현, 영리적 표현 등과 서로 대치한다. 나아가 데모나 집회, 선거운동도 표현의 자유와 밀접한 관계가 있다. 이처럼 정치·사회문제와 결부되지만, 인간의 내심에서 우러나오는 표현의 자유는 확대가 바람직하다.  조규상 박사(재정경영연구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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